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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미국 배당주 투자

P2P 투자 후기(렌딧, 나인티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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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란 peer to peer, 즉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는 형태를 일컫는 말이다.

과거 소리바다, 당나귀, 토렌트가 원조 P2P 방식 파일공유라고 할 수 있다.

P2P 금융은 은행이나 대부업체가 아닌 개인끼리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이며,

업체는 채권자와 채무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챙겨가는 시스템이다.

꼭 개인이 아니라도 P2P 업체에 따라 부동산, 중소기업 등 돈을 빌려가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P2P 금융의 핵심은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다.

100만원을 원하는 사람에게 금리 10%로 나 혼자 100만원을 빌려줬는데 채무자가 도망간다면?

나는 그대로 100만원 손실이다.

하지만 5,000원씩 200명이 빌려준다면? 

채무자가 도망가도 나의 손실은 5,000원에 그친다.

100명에게 빌려주고 4명이 도망가도(2만원 손실) 나머지 96명에게서 이자를 받으면 아래와 같은 수익이 나온다.

광고와는 달리 나의 수익률은.. 흑흑 ㅠ

 

다른 P2P 업체도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내가 투자했던 렌딧(개인 대출)과 나인티데이즈(중소기업 전자어음 대출)를 중심으로 투자후기를 공유하려 한다.

 

렌딧

개인 간 대출을 중심으로 운영하며 채권 수익률은 6%~18% 범위 내에서 다양하다.

투자 기간은 12개월짜리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6개월짜리가 있다.

상환은 20-30일에 한 번씩 원금+이자가 조금씩 입금되는 형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는 망했다.

전체 포트폴리오

1년 1개월 동안 476만원을 투자한 수익률은 3.3%.. 

세금까지 때면 P2P 기대수익에는 훨씬 못 미친다.

전체 채권 상태

 

총 450개 채권 중 부실이 84개!!

왜 이렇게 되었을까? 광고가 구라였나??!!!

다 이유가 있다. 

1차로 망함

처음 렌딧에 가입하고 200만원을 한큐에 투자했는데 채권당 만원씩 자동투자를 했더랬다.

(참고로 렌딧은 채권 당 최저 투자금액이 5천원이다.)

분산투자의 의미를 살리려면 부실이 나더라도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5천원씩 400개를 하는게 맞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동투자보다는 직접 채권 내역을 살펴보고 고르는 편이 더 낫다.

2차로 망함

작전을 바꿔 채권을 조금씩 직접 선택했지만 너무 욕심을 부렸다.

리스크는 생각도 안하고 14~16% 고수익률 채권만 골라서 투자한 것.

결과는 보다시피 잘 받으면 좋지만 하나만 삑사리 나도 수익률을 엄청 깎아먹는다.

 

참고로 '연체=돈 못받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연체가 단기연체 -> 장기연체-> 부실 순서로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부실=돈 못받음'도 아니다.

원금의 2/3까지 갚았다가 부실이 날 수도 있는 등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실채권은 보통 매각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채권인데 2천원만 갚고 8천원을 못갚고 있다?

이 8천원 받을 권리를 다른 기관에 2천원 주고 팔아서 그 돈을 나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서도 돈을 못 받아 내면 헐값에 다른 기관에 다시 팔아치운다.

여기서 다른 기관이란 빚 독촉 프로들이 있는 소규모 업체(대충 짐작 가시죠?;;)를 의미한다.

 

결론: 렌딧 투자는 욕심과 성급함이 화를 불러 투자성적표가 그리 좋지 못했다.

 

나인티데이즈

중소기업 전자어음에 투자하는 형태며 채권금액도 백단위에서 억단위까지 다양하다.

어음이란 A기업이 B에게 언제까지 얼마 갚겠다고 약속하는 증서다.

그런데 어떤 사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현금 흐름이 확보되지 않으면 부도가 날 것이다.

우리는 이 어음을 갚을 돈을 회사에 빌려주고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다고 보면 된다.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이다.

나인티데이즈라는 이름답게 초창기에는 90일 내에 투자금액이 회수된다고 홍보했다.

실제로 투자기간은 짧은 것이 10일, 길어도 120일 남짓이다.

휴.. 다행이다..

1년 동안 914만원 투자하여 수익률 9.55%, 세후 수익률 6.94%로 나쁘지 않았다. 

손실이 0원이지만, 10만원 남은 투자금액은 2018년 4월 상환예정이었던 채권으로 추심(돈 받아내는) 절차가 진행중이다.

아마 못 받겠지...  그러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결론: 나인티데이즈 투자는 은행보다 나았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테라펀딩

테라펀딩에 투자한 적은 없지만 그 원리를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당신에게 3억짜리 토지가 있다고 치자. 

이 토지에 빌라를 6개월만에 지어서 팔면 30억이 생긴다.

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XX억인데 돈이 없다면?

은행에서 최대한 대출 받고 나머지 부족한 금액을 테라펀딩에서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특이하게도 연체는 있을지언정 부실율이 0%라고 한다.

아마도 건물만 올라가면 담보가치가 형성되니 어떻게든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애초에 부실이 나지 않도록 테라펀딩은 컨설팅을 통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건축에만 대출을 해주고 있다.

 

투자 후기

현재는 두 업체 모두 재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1) 수익률에 상처 받았고,

2) 분산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수익률은 채권 선별 등 리스크 관리를 통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원금 무보장, 투자금 중도 회수 불가능이라는 패널티를 안고 들어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게 사실이다.

리스크를 줄인다고 해도 내 성에 차지 않을 것 같다.

2020/01/04 - [부동산, 미국 배당주 투자] - 분산투자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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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에서 분산투자를 실천하기로 한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주식과 부동산은 상호보완이 되지만, P2P는 자금만 분산될 뿐 시너지 효과는 적어 보였다.

 

혹시 P2P에 투자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아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1. 채권 하나 당 무조건 최소 금액을 투자하라

  최소 금액이 5천원이다? 그러면 5천원이다. 절대 만원, 이만원 넣으면 안된다.

2. 어느 정도 금액 이상을 투자하되 고액 투자는 피한다

   분산투자의 효과를 보려면 표본이 많을 수록 좋다. 최소 200-300개 채권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손실 가능성을 생각하면 5천만원, 1억씩 넣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P2P 금융의 특성상 경기가 나빠지면 연체율, 부실율이 나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200-400만원 정도 꾸준히 돌리는게 가장 적당해 보인다.

3. 자동투자보다 가급적 직접 투자 채권을 고르라

  나도 그랬고, 다른 경험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채권 내역을 자세히 읽어보면 어떤 사유로 대출하는지, 신용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서 선별한다면 부실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은행이자보다 높다고 대출해서 P2P에 몰빵하는 사람은 설마 없으리라 본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