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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미국 배당주 투자

[미국 배당주] 배당주 투자는 S&P 500을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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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을 시작하면 누구나 S&P 500의 위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정 종목의 수익률이 얼마나 좋은지를 설명할 때 흔히 S&P 500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워렌 버핏은 10년간 S&P 500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이 헤지펀드 운용사가 고른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내기를 했고 실제로 이겼다. 

버핏은 가족들에게 자신이 죽으면 S&P500 인덱스 펀드에 90%, 미국 국채 10% 비율로 투자하라는 유언을 했다고도 전해진다.

심지어 S&P500 인덱스 펀드인 SPY나 VOO는 배당도 1~1.5%가량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배당주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래서 한 번 실험을 해 보았다.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 백테스트

백테스트란 자신이 선택한 종목 또는 포트폴리오를 과거부터 투자했을 때 현재 수익률이 어떤지 확인하는 수단이다.

www.portfoliovisualizer.com/ 사이트에 들어가 Backtest Portfolio탭에 들어가보자.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전도사인 김단테님의 책에서 소개된 사이트이기도 하다.

각종 세팅값을 입력할 수 있다.

가급적 오랜 기간 테스트하고 싶어 기간을 1995-2021년으로 잡았다.

참고로 이 사이트에서는 1985년 이후 기간만 입력할 수 있다.

금액은 지금 내 상황과 유사하게 10만 달러로 시작해서 매년 3,000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형태로 잡았다.

배당주는 추가 매수만 한다는 가정하에 리밸런싱은 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했다.

단순 비교를 위해 채권이나 금 등 다른 ETF도 넣지 않았다.

이제 종목을 위와 같이 입력해주면 된다.

Portfolio 1은 현재의 내 자산과 최대한 비슷하게 입력하였다. 특정 종목의 경우 입력년도가 길어지면 데이터 부족으로 분석이 잘 되지 않았다. 나의 경우는 메인스트리트캐피털과 애브비, 골드만삭스BDC가 그러했다. 그래서 해당 종목과 일부 성장주를 입력하지 않고, 대신 100%를 맞추기 위해 내 포트폴리오의 대표격인 배당주 존슨앤존슨, 듀크에너지, 리얼티인컴, SPY ETF에 가중치를 주었다. 

Portfolio 2는 정통 배당주로만 입력했다. 일단 SPY를 배제하고, 최근 몇년 동안 주가가 급격히 높아진 마이크로소프트와 넥스트에라 에너지, 앨버말도 제외시켰다. 그리고 존슨앤존슨, 듀크 에너지, 오메가 헬스케어, 록히드마틴, 코카콜라, 서던 컴퍼니, 리얼티인컴, 메드트로닉만으로 자산을 구성했다. 100%를 맞추기 위해 역시나 존슨앤존슨, 듀크에너지, 리얼티인컴, 그리고 코카콜라에 가중치를 두었다.

 

백테스트 결과

나의 포트폴리오가 S&P 500을 2배 가까이 이겼다!!!!

심지어 정통 배당주로만 구성한 포트폴리오도 S&P 500을 이겼다.

1995년부터 26년간 투자했다면 내 재산은 10만 달러가 318만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수치는 배당수익의 재투자나 리밸런싱을 반영하지 않은 순수 주가 상승분만 고려한 결과이다.

연 평균 수익률(CAGR), 최대 낙폭 등 모든 면에서 S&P 500보다 우위에 있다.

그렇다면 배당주 투자가 더 우월한 것인가?

 

사실 이 테스트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지금 기준으로는 매우 좋은 배당주이지만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고 그 종목을 선택할 보장이 없다.

결과적으로 좋았던 주식만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니 당연히 백테스트도 월등히 좋을 수 밖에.

생존 편향(Surviviorship bias)의 오류가 있는 결과인만큼 배당주의 승리라고 해석해 버리면 곤란하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결론은 가능하다.

우수한 배당주는 S&P 500 이상의 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내가 종목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다.

"과거에도 잘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그만큼 해낼 역량이 있는가?"

그래서 내 포트폴리오에는 나이키 같은 경기소비재나 반도체 관련 산업재가 없다. 

애플이나 금융주, 원유 관련주도 없다.

애초에 생활양식이나 산업의 변화를 예측할 필요성을 줄이고 싶었다.

단기간에 대단한 상승을 보이지 않아도 소처럼 꾸준히 우상향하고 뒤로 가지 않을 종목만 담았다.

그래서 내 포트폴리오의 대표 배당주들은 역대 주가 그래프의 형태가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배당주 온리 배당주 포트폴리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아래의 연간 수익률 그래프를 살펴보자.

온리 배당주(빨간색)은 매년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금융 위기(2008) 때도 하락폭이 적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1999년과 2000년 수익률이 이상하다.

바로 닷컴버블과 코로나 반등기에 주가지수가 폭주할 동안 배당주는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것이다.

반면에 SPY, 마이크로소프트,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30% 가량 포함된 현재의 포트폴리오(파란색)은 어느정도 S&P 500 수익률을 따라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상승률 그래프에서도 온리 배당주와 배당주+SPY는 2017년까지 20년 동안 수익률이 비슷했다. 

하지만 미국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을 시작하자 불과 2년만에 수익률이 1.5배나 차이나게 되었다.

 

배당주 투자자니 배당주에만 투자하겠다는 것은 타격기 없이 레슬링 기술만 믿고 MMA에 도전하는 행위나 매한가지다.

평소에는 유리하겠지만 어느 순간 한 방에 KO되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벌어질 수 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채권, 원자재 등을 넣어 리밸런싱 하듯이, 배당주 투자도 최소한의 방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꼭 개별 종목이 아니더라도 SPY, QQQ 등을 포트폴리오에 넣어 시장이 달릴 때는 어느 정도 같이 달릴 필요가 있다.

배당주와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군이 포함된 ETF라면 다 좋다.

가령 나처럼 테슬라는 매수하기 망설여지고, 돈이 없어 구글은 못사고, 4차산업 종목을 뭘 사야할지 모를지라도 ETF에 이들 종목이 포함되어 있다면 다 해결이 된다.

최종 수익률은 종목, 매매 타이밍이 아니라 자산배분에 달렸다고 했다.

2019, 2020년도 달렸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당분간은 시장이 계속 달릴 것이다.

시대에 맞는 투자법을 할 자신이 없다면 자산배분이라도 잘 해서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

 

마무리

재미로 진행했던 '배당주 vs S&P 500' 백테스트지만 내 포트폴리오에 더 자신감을 가졌고 약점도 알게 되었다.

포스팅에 언급한 내용은 백테스트 결과의 일부만 가져왔을 뿐, 다른 탭을 클릭하면 월단위 수익률, 리스크 노출, 섹터 치우침, 하락장에서 낙폭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들 각자의 포트폴리오로 백테스트를 진행해 본다면 의외의 깨달음을 얻게 되지 않을까?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