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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틀랜드 제도 여행기(Shetland Island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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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자전거 여행을 하는 날이다.

셰틀랜드에서 자전거 대여가 가능한 곳과 추천 코스는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shetland.org/things/outdoor/cycling

 

Cycling | Shetland.org

Shetland offers many quiet, relatively flat roads for cycle touring, and there are bike hire shops in Lerwick and Unst. All types of bikes available.

www.shetland.org

일단 숙소에서 가까운 Shetland Community Bike Project를 먼저 찾아갔다.

하지만 이곳은 일반 자전거가 아닌 전동 자전거만 대여가 가능하다고 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대여비가 2-3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음으로 대여 가능한 Grantfield Garage로 갔다.

아니 그런데... 

홈페이지의 Contact Info에 나와있는 주소가 틀린 주소였다.

다른 곳으로 이전을 했다고 하는데 번화가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홈페이지 위쪽에 이전한 곳의 주소가 적혀있지만 틀린 주소도 하단에 아직 남아있다.

구주소: Grantfield Garage Car Hire "The Pearl", Esplanade Lerwick, ZE1 0LL

이전한 주소: JRJ Shetland Ltd , Gremista Road , Lerwick ZE10TW JRJ Shetland Ltd , Gremista Road , Lerwick ZE10TW JRJ Shetland Ltd , Gremista Road , Lerwick ZE10TW JRJ Shetland Ltd , Gremista Road , Lerwick ZE10TW

그렇게 또 이전한 주소를 찾아 엄청나게 걸었다.

이곳은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자동차 정비소인데 자전거 대여도 해주는 곳이었다.

헬멧도 있지만 쓰는 사람도 잡는 사람도 없다고 해서 안빌렸다.

자전거 코스는 어제 버스를 타고 메인랜드 남쪽을 둘러봤으니 다른 곳을 가는 곳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러윅-스칼로웨이 루트를 기본으로 하고 East Burra 쪽으로 깊이 들어가보기로 했다.

https://www.shetland.org/things/outdoor/cycling/lerwick-scalloway

 

Lerwick - Scalloway | Shetland.org

This is not so much a route in itself, but a linking section of Shetland’s cycle network that is likely to be added to one of the north-south routes.

www.shetland.org

왼쪽이 기존 코스, 오른쪽이 오늘의 목표 코스

거리는 약 20km고 자전거로 1시간 20분 가량 걸린다고 한다.

언덕을 한번 크게 올랐다가 내려오면 이후에는 거의 평지인 코스다.

참고로 지도상 목적지인  The Outpost는 카페다.

독특한 풍경을 마주하며 커피 한잔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휴... 드디어 출발한다.

러윅 시내를 뒤로하고 시작부터 언덕을 올라간다.

하지만 막 출발해서 힘이 남아도는 상태라 노프라블럼~

역광을 받아 빛이 나는 양들
계속 오르막이다, 나 죽어요
길가에서 만난 예쁜 말

11월이라 겨울이 다가오니 초록빛이 빠진 곳이 많이 눈에 띈다.

드디어 내리막 시작!

오른쪽 사진 위쪽에 회색점으로 표시된 위치다.

The Bridge End에 기념비가 서있다.

사진으로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내가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섬이 좌우로 벌려 늘어선 모습이 인상 깊다.

오른쪽이 이스트 버라East Burra, 왼쪽이 웨스트 버라West Burra다.

기념비를 지난 후 돌아보며 찍은 사진
오른쪽에 웨스트 버라가 보인다.
왼쪽 바다너머 보이는 메인랜드

미친 듯이 부는 바람

나무 한 그루 없지만 융단처럼 펼쳐진 초록풀

그림 같은 집들, 하지만 사람도 차도 없는 고요함

왼쪽을 보면 바다가 보이고 그 너머에 언덕처럼 가로막고 있는 메인랜드

오른쪽으로 보면 또 바다가 보이고 그 너머에 뱀처럼 뻗은 웨스트 버라

이 모든 것이 이스트 버라를 달리는 내내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초현실적인 풍경이다.

사진에 한장에 담을 수도 없고, 영상으로도 담을 수 없고, 눈에 담을 수도 없고, 가슴에 담을 수 밖에 없는 풍경.

원래 코스를 연장해 여기까지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집들도 보이지 않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드디어 막다른 곳에 다다랐다.

끝까지 가면 더 좋겠지만 이스트 버라, 웨스트 버라 모두 중간에 길이 끊겨있다.

왔던 길을 조금 돌아가면 아웃포스트 카페가 있다.

그런데...

이럴수가...

카페 문이 닫혀있었다.

문을 여는 특별한 시간대가 있는걸까?

아니면 이제 더이상 하지 않는걸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달려 숙소로 간다.

오는 길은 갈 때보다 몇 배나 힘들었다.

문제는 바람.

갈 때는 뒤통수나 옆에서 불어 큰 문제가 없었는데 올 때는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체력이 떨어졌는데 거센 맞바람을 안고 달리기가 쉽지 않았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걸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속도가 나왔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은 반쯤 걸었던 것 같다.

특히 출발지점에 있었던 큰 언덕을 다시 넘어갈 때는 자전거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올라갔다.

지나가던 자동차 하나가 서서 내게 자전거가 고장난거냐고 물을 정도였으니.

그래도 무사히 러윅에 돌아왔다.

저녁 식사는 근처에 있는 Fort Cafe & Take Away에서 피시앤칩스.

haddock은 대구와 비슷한 물고기라고 한다.

battered haddock은 일반적인 튀김옷, breaded haddock은 빵가루를 입혀 생선까스처럼 나오는 튀김옷이다.

가게 한켠에 걸려있는 셰틀랜드의 과거를 보여주는 사진들.

몹시 탐이 났다.

battered haddock 하나에 파인애플 튀김과 오늘의 스프, 닥터페퍼를 추가했다.

칩스는 피시를 시키면 기본으로 나온다.

서빙하는 직원이 (사진에 보이는 왼쪽 박스에서) 소스를 고르라길래 어떤 소스가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직원이 웃으면서  좀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사진 우측 상단에 보이는) 소금이나 발사믹 식초만 뿌려서 먹는다고 했다.

확실히 신선한 흰살 생선을 튀겨서 주는 음식이다 보니 소금만 찍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감자는 당연히 케찹과 함께.

워낙 악평도 많고 비주얼도 그닥인 음식이라 걱정을 했는데 맛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식사 후 렌트카 사무실이 문을 닫기 전에 가서 차를 받아왔다.

수동은 오랜만이라 여러번 시동을 꺼트렸는데 뒷차들이 경적을 울리지 않고 잘 참아주었다.

숙소 앞에 주차할 때 후진기어가 안들어가서 깜짝 놀랐지만 일단 적당히 차를 대고 방에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다시 렌트카 사무실에 가니 후진기어 넣을 때는 스틱을 눌러서 당겨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Fin.